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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차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아름다운 5기통 픽업, 포드 레인저 와일드 트랙

포드 레인저 와일드 트랙 마쓰다의 BT-50의 포드버전 자동차 입니다. 3,350kg이라는 동급 최고 수준의 견인 능력을 가진 힘센 자동차입니다. 2리터 5기통 디젤은 200마력, 47.9kg.m의 최대 토크를 자랑합니다.

디자인과 개발은 호주에서 진행됐으며 세계 180개국 이상에 수출된 인기모델입니다.

물론 여느 픽업이 그렇듯 국내에는 출시 미정입니다.

[출처 : 유튜브 포드 유럽 공식 채널]

새로운 프리미엄 컴팩트카, 메르세데스-벤츠 The new A-Class

메르세데스-벤츠 The new A-Class는 스포티하고 감성적인 외관과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이 결합된 새로운 프리미엄 컴팩트카입니다.

준중형 해치백 모델인 The new A-Class는 크기와 모양새가 우리에게 익숙한 현대 i30, 폭스바겐 골프 등과 비슷합니다. 쓰임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작지만 실용성이 뛰어나고 실내는 벤츠답게 고급스럽습니다.

국내에는 올 8월 말에 2.0L 가솔린 터보 또는 디젤 터보 엔진을 얹어 판매될 예정입니다. 두 엔진 모두 18㎞/L(독일 기준)가 넘는 연비를 자랑합니다.

[출처 : 유튜브 다임러 공식 채널]

재규어F – 타입해외현지시승기

재규어 F-타입 전측면
과거의 재규어는 멋지긴 한데 막상 타려면 주저하게 되는 차였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최근의 재규어는 잘 나가는 독일 프리미엄 3인방과 견줄 수 있는 품질을 지녔다. 게다가 여전히 미학적인 아름다움을 뽐낸다. 물론 디자인은 주관적인 부분이 많이 작용하지만 재규어의 최신 모델들은 객관적으로도 호평받고 있다. 스타일링 변신을 이끄는 이안 칼럼이 세계 3대 카 디자이너로 손꼽힐 정도이니…….

2000년대 중반까지 미국 포드 그룹 산하에서 돈만 까먹는다며 기를 못 펴던 재규어. 그러나 2008년 새 주인으로 인도 타타 그룹을 맞이한 뒤 분위기가 확 변했다. 지난 서울모터쇼 때 우리나라를 찾은 이안 칼럼에 따르면 2005년 무렵부터 재규어의 대변신을 위한 준비 작업이 시작된 듯하다. 더 기다리지 못하고 재규어를 팔아치운 후손들에게 영국의 노블한 문화를 너무도 사랑했던 헨리 포드가 무덤 속에서 벌떡 일어나 대노할지도 모른다.

영국 제2의 도시이자 증기기관을 발명한 제임스 와트가 태어난 곳이기도 한 버밍햄에는 재규어의 본거지 캐슬 블룸위치 공장과 랜드로버의 본거지 솔리헐 공장이 자리하고 있다. 브리티시 자동차산업의 중심도시로 1978년에서 2006년까지 영국국제모터쇼가 런던 대신 이곳에서 열리기도 했다.

센스 넘치는 풀사이즈 스포츠카

이튿날 아침 F-타입 시승회가 열리는 스페인 팜플로나로 향하는 전세기에 올랐다. 비행기 좌석마다 F-타입을 소개하는 동영상과 보도자료가 담긴 아이패드를 준비해 깜짝 놀랐다. 기자는 과거 포드 산하 PAG 시절 말레이시아 세팡에서 열린 ‘재규어 R 퍼포먼스 이벤트’에 참석한 적이 있다. 촌스럽고 어설프기 그지없던 당시와 비교해 재규어가 정말 달라졌다.


재규어의 본거지 영국 버밍햄에서 전세기를 타고 스페인 팜플로나 공항에 내렸다. F-타입을 소개하는 동영상과 보도자료가 담긴 아이패드

참고로 팜플로나는 지난달 본지의 표지를 장식한 폭스바겐 폴로가 생산되는 도시다. 스페인 북부 피레네 산맥 서쪽에 자리한 팜플로나는 어네스트 헤밍웨이가 한동안 머물며 글을 썼던 곳으로 해마다 7월이면 시가지에 황소무리를 풀어놓고 냅다 달리는 산 페르민 축제가 열려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공항 터미널을 나서자 F-타입 시승차가 늘어서 있다. 재규어는 이미 한 달 전부터 전세계 미디어를 대상으로 시승회를 진행해왔는데 국내 취재진은 일본, 호주팀과 함께 이번 시승회의 마지막 조로 참가했다.

간략한 코스 설명이 끝나고 나바라 서킷까지 이동할 차례다. F-타입의 기본모델이 시승차로 제공됐다. 말이 엔트리지 V6 3.0L 수퍼차저 엔진은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45.9kg·m를 내며 0→시속 100km 가속 5.3초, 최고속도 역시 시속 260km의 걸출한 성능을 지녔다.

기자는 사정상 이 코스에서 동반석에 탐승했다. ‘아뿔싸!’, 우려했던 것처럼 운전자가 소프트톱을 열어젖힌다. 10여 년 전 애마로 소프트톱 로드스터를 몰던 시절이 떠오른다. 오픈하고 달릴 땐 폼 나는 간지남이 되지만 나중엔 햇빛에 그을려 화끈거리는 얼굴과 바람에 뒤엉킨 머리카락으로 스타일을 구기기 일쑤다. 그런 말 못할 아픔 때문에 1년에 3~5번 정도만 오픈했던 기자다. 시승에 앞서 주최 측이 마련한 모자를 단단히 눌러썼다.

실제로 마주한 F-타입은 상당히 큰 편이다. 재규어는 F-타입이 풀사이즈 스포츠카라고 강조한다. 플랫폼을 공유한 XK보다 길이는 310mm 짧지만 너비는 오히려 33mm 넓다. 그리고 높이는 34mm 낮고 휠베이스는 128mm 짧다. 따라서 차체 비율상 너비와 휠베이스가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유럽의 승용차 분류 기준으로 D와 E 세그먼트 중간으로 보면 어느 정도 덩치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E-타입을 계승한 정통 스포츠카답게 차체 중심에서 살짝 뒤로 물러나 앉는다. 스티어링 휠에 변속 패들이 달렸다


퀵시프트 기어레버 왼쪽에 있는 다이내믹스 모드 토글 스위치, 경주차의 풀 버킷시트와 흡사한 퍼포먼스 시트

F-타입은 애스턴마틴 밴티지처럼 평상시 감춰지는 디플로이어블 도어핸들을 달았다. 스마트키와 연동하는 전자동 방식이라 차에 다가서면 도어핸들이 ‘스르륵’ 튀어나온다. 옵션인 퍼포먼스 시트는 상당히 공격적이다. 별도의 어깨받침을 마련해 4점식 안전벨트가 달리는 경주차의 풀 버킷시트와 흡사하다. 사이드 볼스터까지 조임 정도를 조절할 수 있어 누구에게나 꼭 맞는 맞춤 시트나 다름없다.

차체 중심에서 살짝 뒤로 물러나 앉는데다 A필러가 뒤로 누워 있기에 대시보드까지의 거리가 상당하고 레그룸이 앞쪽으로 무척 넓다. 겉모습과 달리 실내 폭은 생각보다 넓지 않아 운전자와 알콩달콩하게 앉는 분위기다. 일부 스포츠카의 경우 운전자와 동승자 사이의 간격이 너무 넓어 정말 남남이 타는 기분이 들기도 하는데 F-타입은 그렇지 않다.

남부 유럽 스페인의 강렬한 햇볕이 내리쬐는 관계로 에어컨을 켜야 했다. 센터페시아 아래 자리한 3개의 로터리 다이얼로 공조장치를 조절하는데 각각 TFT 스크린이 달려 온도와 바람세기를 숫자와 그래픽으로 나타낸다. 또 양쪽 로터리 다이얼은 누르면 시트 열선 조작 스위치로 변신한다. 21세기 들어 다양한 자동차 관련 휴먼인터페이스가 나왔지만 이렇게 편하고 감각적인 구성은 처음 접했다. 재규어만의 센스가 돋보인다.

센터콘솔에 자리한 에어벤트도 그렇다. 공조장치를 가동하지 않을 때는 에어벤트가 감춰진다. 컨버터블 오너라면 알겠지만 톱을 오픈하고 달리다보면 에어벤트에 먼지가 수북이 쌓이는데 F-타입은 그럴 염려가 없겠다. 다만 XF처럼 사이드 에어벤트에까지 적용하면 더 좋았을 것 같다.


2010년 오픈한 나바라 서킷은 길이 3.933km이며 메인 직선로는 800m다

어느덧 1차 목적지인 나바라 서킷(www.circuitodenavarra.com)에 도착했다. 2010년 오픈한 나바라 서킷은 FIA의 T1 & 그레이드2 등급을 받았다. 길이 3.933km로 코너 15곳(왼쪽 6곳, 오른쪽 9곳)을 갖췄다. 메인 직선로는 800m. F1 그랑프리는 치룰 수 없지만 F1 머신 테스트는 충분히 가능하다. 나바라 서킷의 주요 대회는 FIA의 GT1 월드 챔피언십을 들 수 있다.

E-타입의 혈통 계승한 F-타입

드디어 F-타입의 이모저모를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이 시작됐다. 재규어 스포츠카 글로벌 프로덕트 매니저 페트릭 플레밍은 “F-타입은 혁신적인 기술, 매혹적인 디자인, 지능적인 성능으로 요약할 수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특히 “집중적이고 민첩한 다이내믹에 컨셉트를 맞췄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재규어만의 스포츠카 전통을 계승, 창조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 한다”고 말했다.

플레밍에 따르면 전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스포츠카의 점유율은 1%가 안 된다. 하지만 재규어가 굳이 돈 안 되는 스포츠카 시장에 뛰어든 배경이 있었다. 1974년 단종된 E-타입을 끝으로 스포츠카 시장에서 철수한 재규어가 F-타입을 통해 존재감을 높이려 하는 것. 한마디로 럭셔리카이자 스포츠카의 대명사이던 과거의 명성을 되살리겠다는 것이다.

초창기 재규어가 스왈로우 사이드카(Swall ow Side cars)로 시작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나치 친위대를 연상시키는 SS 대신 회사명을 바꾼 재규어다. 벤틀리의 1/3 값에 나와 영국 젠트리들을 열광시킨 고급차 MK 시리즈와 더불어 당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양산차 XK120으로 스포츠카 시장을 주름잡았다. 또 본격적인 레이싱카 C-타입, D-타입으로 르망 24시간 경주에서 다섯 번이나 우승을 차지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이후 1961년 등장한 E-타입은 단종 때까지 14년 동안 7만 대 이상 판매됐다. E-타입 역시 가장 빠른 양산차였기에 성능이야 두말할 나위가 없었고 수퍼카의 거장 엔초 페라리마저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차’라고 극찬할 정도로 멋진 스타일링을 뽐냈다.

이처럼 입이 쩍 벌어지는 E-타입의 혈통을 계승한 F-타입인 만큼 라이벌도 기라성들이다. 재규어가 공식적으로 밝힌 라이벌은 포르쉐 911, 아우디 R8, 애스턴마틴 V8 밴티지 같은 정통 스포츠카다. BMW, 메르세데스 벤츠의 스포티한 로드스터와 컨버터블은 안중에도 없다.

10년 노하우 담긴 알루미늄 보디

프로그램 매니저 리차드 워드는 “F-타입은 재규어 라인업 가운데 가장 스포츠한 성격을 지녔다”며 “단단한 보디 구조, 이상적인 무게배분의 차체, 민첩한 스티어링, 퍼포먼스 브레이크, 낮은 운전석, 응답성 좋은 수퍼차저 엔진, 퀵시프트 변속기 등으로 구성됐다”고 소개했다. F- 타입 S는 기본 모델과 엔진 배기량은 같지만 과급압을 키워 출력이 40마력이 더 크고 어댑티브 다이내믹스 시스템, 가변 배기 시스템, 기계식 LSD, 하이퍼포먼스 브레이크가 더해진다. 또 V8 5.0L 수퍼차저 엔진의 V8S는 여기에 액티브 디퍼렌셜, 수퍼 퍼포먼스 브레이크가 추가된다.


4세대 알루미늄 보디의 무게는 261kg이다

F-타입은 컨버터블임에도 차체강성이 뛰어나다. 알루미늄 보디를 10년간 다듬어온 재규어의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긴 4세대 알루미늄 보디다. 전체 보디의 50%가 재활용재로 프레싱, 고압력 다이캐스팅, 압출성형 등의 가공을 통해 꾸며진다. 워낙 견고해 리벳 지점이 2,400곳이나 줄었다. 100% 알루미늄인 보디 무게는 261kg이다.

차체가 가볍고 견고한 만큼 민첩한 몸놀림이 가능하다. 재규어의 파워트레인 엔지니어링 부문의 치프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 팀 클라크는 “F-타입은 다른 재규어 모델보다 10% 정도 스티어링 조작이 빠르다. 무엇보다 엔진 반응과 맞물린 역동적인 변속기, 효율적인 동력전달이 뒷받침되어야 지능적으로 토크를 제어할 수 있다”며 F-타입의 뛰어난 밸런스를 자랑했다.


F-타입은 다른 재규어 모델보다 10% 정도 스티어링 조작이 빠르다. 8인치 터치스크린으로 조절하는 다이내믹스 기능

재규어 엔지니어들의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심화학습(?)이 끝나고 F-타입 S로 나바라 서킷을 주행하는 기회가 주어졌다. 과거 R-퍼포먼스 이벤트처럼 인스트럭터가 동반석에 앉아 감시(?)하는 가운데 헬멧까지 쓰고 달려야 했다. 다른 브랜드 고성능 모델 글로벌 런칭 때 서킷 주행을 수차례 경험한 적이 있지만 재규어는 유난히도 철저한 원칙을 내세우며 꼭 헬멧을 씌운다. 모터스포츠 DNA 때문인 것 같다.

피트 아웃과 피트 인을 포함해 딱 4랩을 돌 기회가 주어졌다. 오전에 노말 모델을 몰아보지 못한 상태에서 감각도 없이 윗급 고성능 모델인 S의 스티어링 휠을 잡으니 손에 땀이 난다. 첫 번째 랩은 코스를 파악할 겸 천천히 돌았다.

인스트럭터가 ‘서킷 초보’인 줄 아는 듯하다. 사실은 기자가 슈마허도 아니고 페달 감각도 없이 서킷에서 풀 가속하는 것은 미친 짓이기에 전력 질주를 자제하고 차와 서킷을 파악하는 데 집중한 것인데 말이다.

하지만 두 번째 랩부터 풀 가속에 들어가자 인스트럭터가 눈이 휘둥그레진다. V6 3.0L 수퍼차저 엔진이 생각보다 카랑카랑하다. 메인 직선로에서 5단으로 엔진회전수 레드존 영역까지 치고 달린다. 속도계를 정확히 보진 못했지만 대략 230km 정도였던 것 같다. 직선로가 끝나기 100m 전에 풀 브레이킹에 들어가며 기어를 3단까지 내렸다. ‛왕~왕’거리는 배기음과 함께 순식간에 속도가 준다. 그런데 인스트럭터가 다시 가속하라고 코치한다. 코너에 들어가서야 그 이유를 알았다. 나바라 서킷의 1번 코너는 고속 코너다. 스로틀 온 상태에서 시속 200km 정도의 고속으로 치고 나가야 한다. 그동안 경험했던 국내외 서킷은 모두 1번 코너가 중저속 구간이었기에 일단 급감속했는데 판단 미스다.

연이은 2번 코너를 지나자 짧은 내리막이 나오다가 3번 코너가 급하게 꺾인다. 2단까지 다운시프트를 하자 인스트럭터가 3단으로 달리란다. 시속 100km 정도로 달릴 수 있다는 뜻이다. 이후 계속 가속하며 4번을 지나 5번을 향한다. 5번 앞에서 감속하려고 하자 이번에는 가속하며 빠지란다. 완만한 오르막 코스로 차체 앞쪽 접지력이 증폭되어 언더스티어를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인 듯하다.

5단까지 이르렀던 기어는 왼쪽으로 급하게 꺾이는 6번에서 3단으로 다운이다. 가속하며 7번을 지나자 다시 급한 8번 코너. 그러자 두 번째 400m 길이의 직선로가 나온다. 직선로 끝은 오른쪽으로 급하게 꺾이는 9번 코너다. 이후 완만한 10번을 지나가 11, 12번은 연이어 왼쪽으로 감긴다. 3, 4단을 교대로 쓰며 빠졌다. 피트 인 지점을 지나면 13번 코너가 있다. 이곳을 돌아 가속을 하면서 완만한 14번을 지나면 15번 코너를 마주치는데 오른쪽으로 급하게 감기는 오르막이다. 스로틀을 일찍 열었는지 살짝 언더스티어가 난다. 타임 로스가 너무 많다.

세 번째 랩에서야 본격적인 달리기가 시작됐다. 하지만 시속 200km 이상으로 돌파하게 되는 1번 코너에서 여전히 자신감이 부족해 스피드를 낮췄다. 나바라 서킷은 중속 이상의 코너가 의외로 많았다. 그만큼 차를 믿고 스로틀 온으로 돌아야 하는데 자꾸 주저하게 된다. 마음을 고쳐먹고 5번 코너에서 F-타입 S를 던졌다.

휠베이스가 길어 앞머리가 먼저 감기고 꽁무니가 따라 가는 기분이다. 오르막에서 차체가 땅에 짓눌리는 +G가 걸린다. 아웃 인 아웃 라인을 그리며 연석을 걸치자 차체가 ‘통통’ 튀지만 이내 진정되며 안정적인 트랙션을 찾는다.

리어를 슬쩍 돌려보고 싶었다. 단, 코스나 차 모두 낯설기에 속도를 이용한 관성 대신 구동 파워를 가지고 살짝 돌렸다. 잠깐의 카운터 때 늘어지지 않고 앞으로 치고 나간다. 기계식 LSD의 효험 같다. 더 날리고 싶은데 인스트럭터의 잔소리가 심하다.


F-타입으로 피레네 산맥의 와인딩 로드를 돌아나가면서 한 치의 빈틈도 발견할 수 없었다

벌써 마지막 랩이다. 1번 코너 앞에서 5단이 물린 상태로 살짝 스로틀을 늦췄다가 온 상태로 진입하며 고속 코너를 돌아나갔다. 넘치는 스릴과 압박감이 최고다. 사실 기자는 시속 200km 이상으로 달리는 고속 코너를 좋아하지 않는다. 조금만 미끄러지면 큰 부상과 폐차는 기본이고 남들에게까지 피해를 줄 수 있어서다. 하지만 믿음직한 F-타입 S 덕분에 나바라에서 그 맛을 조금 알게 됐다.


스마트키와 연동하는 디플로이어블 도어핸들

가변 배기 시스템으로 기분 업!

아쉬움을 남긴 서킷 주행이 끝나고 일반도로로 나섰다. F-타입 S의 수퍼차저 엔진은 노말 모델보다 과급압을 올려 최고출력 380마력, 최대토크 46.9kg·m를 뿜는다. 0→시속 100km 가속 4.9초, 최고속도는 시속 275km다. 오전에 동승한 노말 모델도 옵션으로 가변 배기 시스템이 달렸지만 F-타입 S부터는 기본 장비다.

스로틀을 끊을 때마다 배기구에서 ‘빠바바박’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마치 하이캠으로 배압이 터지는 레이싱카를 모는 듯하다. 새삼 애마로 포르쉐 카이맨을 탈 때 거금을 들여 익스클루시브 스포츠머플러를 달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너무 맘에 들어 포르쉐 ‘노트’를 제대로 들을 수 있는 운전자의 기분을 ‘업’해주는 아이템이라며 주변에 강추했었다. 단, 국내 기준치에 맞아야 하는데 포르쉐의 경우 이제 기준에 맞는 한국 전용 시스템이 들어오기에 문제없다. F-타입도 국내 출시 전까지 해법을 찾아 꼭 달고 들어왔으면 좋겠다.

센터페시아의 8인치 터치스크린으로 조절하는 다이내믹스 기능은 깔끔한 그래픽과 단순한 조작법이 돋보인다. 해당 그래픽 아이콘을 누르면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스로틀 응답성, 스티어링 휠 답력, 서스펜션 감쇠력, 변속 방식 등을 세팅할 수 있다. 따라서 F-타입 오너라면 손재주 뛰어난 전담 미캐닉을 두는 셈이다. 이마저 번거롭다면 시프트레버 옆에 자리한 다이내믹스 모드 토글만 젖히면 끝이다. 그밖에도 랩타임과 G포스, 액셀링&브레이킹 정도를 나타내는 통합 계측기도 달렸다. 오디오는 라우드스피커와 홈시어터로 유명한 메리디안제다.

혹자는 롱노즈 타입 FR 구성의 F-타입은 엔진을 뒤에 얹는 MR, RR보다 민첩함이 떨어질 수 있다고 판단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피레네 산맥의 와인딩 로드를 돌아나가면서 한 치의 빈틈도 발견할 수 없었다. 새로 채택한 어댑티브 다이내믹스 덕분인 것 같다. 자기유동체를 제어해 서스펜션의 움직임을 최적화하는 기술로 기존 유압식보다 빠르고 정밀한 제어가 가능해 페라리 같은 고성능 스포츠카에 널리 쓰인다.

퀵시프트 8단 변속기의 만족감도 크다. 토크컨버터 방식이지만 동력 손실이 느껴지지 않았다. 또 5,000rpm 이상의 고회전 영역에서 다운시프트를 해도 즉각 기어가 맞물린다. 단, 클러치판이 ‘짝’ 붙는 맛은 없다. XJ를 비롯한 다른 재규어 모델뿐 아니라 아우디, BMW에서도 널리 쓰고 있는 ZF사의 8HP70 변속기다. 듀얼 클러치 방식의 변속기였다면 더욱 스포티한 맛을 느꼈을 것이다.


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40년 만에 부활한 재규어 스포츠카 F-타입과 그의 조상이라 할 수 있는 C-타입, D-타입, E-타입

테너C 키로 조율한 V8S의 사운드

한바탕 달리고 나니 어느 덧 숙소이자 저녁 만찬이 열리는 무가 디 벨로소 호텔이다. 팜플로나 시내에 자리한 이곳은 알마 호텔 체인이 운영하는 부티크 스타일이다. 드넓은 잔디밭이 있는 뒤뜰에 F-타입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는 C-타입, D-타입, E-타입이 나란히 서 있다. 재규어 디자이너 줄리안 톰슨은 “50년대에서 70년대까지 이어지는 연결고리의 끝이 F-타입”이라고 했다. 덧붙여 이른바 ‘파워 버지’로 칭하는 탄탄한 조개껍질 모양의 보닛에서 차체 뒤쪽까지 이어지는 단순한 곡선은 재규어 고유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부풀린 펜더와 큼직한 디퓨저가 두드러진 차체 뒤쪽은 자연스레 E-타입을 연상시키고 그만큼 아름답다”고 소개했다.


영국 RCA 출신으로 폭스바겐 선행 디자인팀을 이끌다가 재규어에 합류한 줄리안 톰슨

F-타입의 실내는 재규어 세단과 달리 스포츠카의 순수성을 살려 운전자가 드라이빙에 집중하면서 차와 교감하도록 구성했다고 밝혔다. “This is real car!”라는 말로 F-타입의 디자인 특성을 한마디로 요약한 줄리안 톰슨은 카 디자이너의 양대 산맥인 영국 RCA 출신으로 포드, 로터스를 거쳐 폭스바겐 선행디자인팀을 이끌다가 이안 칼럼 밑으로 스카웃된 실력파다. 만찬이 끝나고 기자는 프로덕트 매니저 페트릭 플레밍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가 털어놓은 F-타입 관련 내용은 이번 호 160페이지 랑데뷰 코너에 있다.

다음날 아침, F-타입 V8S 시승차에 올랐다. 전날 F-타입과 관련해 단순한 스포츠 컨버터블이 아닌 정통 스포츠카를 지향하는 재규어의 야심을 귀가 아프도록 들었기에 그만큼 기대가 컸다. V8S는 5.0L 수퍼차저 엔진이 달려 최고출력 495마력, 최대토크 63.8kg·m를 낸다. 0→시속 100km 가속 4.3초, 최고시속 300km의 화끈한 성능을 지녔다.

8기통답게 아이들링 상태에서도 배기음이 ‘으르렁’거린다. 분명 6기통과는 다른 소리다. 이 맛이다. 자료에 따르면 재규어의 V8 수퍼차저 엔진은 사람이 가장 선호하는 중저음인 테너C 키로 튜닝했다고 한다. 흡기음과 배기음이 조화되어 노이즈가 아닌 독특한 사운드를 준다.

구불거리는 와인딩 도로에서 힘껏 내달렸다. 제 아무리 두터운 타이어를 신은 고성능 FR 스포츠카라도 대형 엔진이 얹힌 모델은 그만큼 앞머리가 무거워 언더스티어가 일어나곤 한다. 따라서 타이어가 그립을 유지하는 선에서 밟아야 한다. 게다가 F-타입 V8S는 FR 구성이라 그럴 우려가 더 높아 조심했다.

하지만 블라인드 코너를 몇 차례 돌면서 괜한 기우라는 결론을 내렸다. F-타입은 MR 구성의 스포츠카처럼 꺾는 만큼 정확하게 파고 들어간다. 긴 프론트를 보며 뒤로 물러나 앉은 운전자세 덕분에 더욱 극적인 쾌감을 느낀다. 능동형 주행안정장치까지 통합 제어하는 액티브 디퍼렌셜 컨트롤이 범프와 리바운드가 반복되는 구간을 급가속해도 양쪽 구동 바퀴에 균일한 토크를 전달한다. 과거에는 500마력 가까운 고성능 스포츠카를 이렇게 몬다는 것은 대단한 배짱과 운전 테크닉이 있어야 했다. 한쪽 구동 바퀴가 스핀하는 순간 제자리에서 ‘핑’ 돌며 끝장나기 때문이다.

야성미 넘치는 진짜 재규어

달리면 달릴수록 엔진을 등에 짊어지고 달리는 차가 ‘최고의 스포츠카’라는 절대적인 믿음이 깨진다. 게다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차’, E-타입을 계승한 클래식한 멋은 F-타입만의 카리스마를 더해준다. 한 달 가까이 F-타입을 질리도록 목격한 팜플로나 주민들이지만 여전히 시승단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는 것만 봐도 얼마나 폼이 나는지 알 수 있다.

앞서 시승한 두 가지 V6 수퍼차저 모델과 견주어 V8S 모델의 장점은 무엇일까? 바로 경쟁모델을 압도하는 성능과 저렴한 가격이다.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에 따르면 F-타입의 국내 판매가는 1억400만원이고, F-타입 S는 1억2,000만원, 최고등급의 F-타입 V8S는 1억6,000만원이다.

이미 스포츠카 애호가라면 눈치 챘겠지만 V8S는 제원상 다른 브랜드의 동급모델을 앞서면서 차값은 싼 편이다. 값 대비 성능으로만 따지면 단연 최고다. 반면 노말 F-타입과 F-타입 S 모델은 비슷한 성능과 가격의 라이벌이 많아 독보적인 가치가 조금 떨어진다.

이쯤에서 독자들에게 고백할 것이 하나 있다. 서울을 떠날 때만해도 기자는 ‘재규어가 스포티 로드스터 하나 내놓았나 보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차를 사랑하게 된 뒤 접했던 모든 재규어가 부끄러움 많은 새색시였기 때문이다. 새로 나온 F-타입 역시 한적한 시골길을 오픈하고 슬슬 달리면서 감상에 빠지는 그런 차를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 대면한 F-타입은 맹수의 야성미가 넘쳤다. 이름만 들어도 심장이 쿵쾅거리는 수퍼카처럼 말이다.

그렇다고 재규어가 F-타입으로 새로운 정체성을 찾은 건 아니다. F-타입과 관련해 재규어 스스로도 그랬다. ‘40년 만에 내놓은 스포츠카’라고……. 실제로 원래 재규어는 럭셔리+스포츠였다. 한동안 자신들의 DNA의 절반을 잊고 있다가 이제 되살린 것이다. 애스턴마틴처럼 야성미 넘치는 재규어가 진짜 재규어였다.

진작 그랬어야 한다. 재규어는 아직 연간 판매량이 5만5,000여대에 불과한 소규모 메이커다. 비슷한 덩치의 포르쉐가 스포츠카 외에도 SUV, 세단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며 3배 가까이 몸집을 불릴 동안 재규어는 댄디한 럭셔리카만 고집하며 스스로 선을 그었다. 그런 재규어가 기본으로 돌아간 정통 스포츠카 F-타입 출시를 계기로 힘찬 질주를 시작했다.

재규어 F-타입 전측면